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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구축 초기 어려움을 해결하는 노하우 - 하루 한 잔 커피에서 얻는 교훈

커뮤니티 구축 초기 어려움을 해결하는 노하우 - 하루 한 잔 커피에서 얻는 교훈


공동체를 구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 몇 명을 모을 수 있느냐, 그리고 그 때 어떤 사람이 모이느냐 입니다. 허허벌판에 깃발을 꽂고 “모여라!” 하는 선지자처럼, 공동체 구축의 리더는 자신의 비전 이외에 아무 것도 보여 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좋은 사람을 모아야 하는 어려운 일을 해 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모아야겠고, 처음 몇 명 좋은 사람 모으기는 어려운 이 문제를 한국에서는 “병풍”으로 해결한다고 제가 아는 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 실무자가 귀뜸해 주었습니다. 유명 정치인이나 기업인처럼 “저 사람이 해? 그럼 나도?”라는 생각이 들만한 사람들에게 개인적 친분이나 등록금 면제 같은 금전적 혜택을 주어 먼저 모임에 참여하게 합니다. 그 다음에 “ㅇㅇㅇ 대표님도 들어 왔어요” 라고 얘기하며 리쿠르팅을 합니다. 한국에서 조직을 만든다면 대개 초반에 이렇게 병풍 작업을 해서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합니다. 


저는 이 방법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룹 생성의 초기 단계에 들어 오는 사람들은 그 그룹의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문화는 그룹의 비전을 실현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지 성패가 갈립니다. 그들은 건물로 치면 기초공사입니다. 친분 때문에, 또는 어떤 혜택 때문에 들어 온 사람들은 대체로 비전에 대한 헌신과 의지가 약합니다. 그래서 비전에 동참하는 “적합한” 사람들로 높은 건물을 세우기 위한 기초공사가 되기 어렵습니다. 공동체 건설 과정에서 반드시 겪게 되는 어려운 때를 버티지 못합니다. 더구나 병풍은 내막은 모르고 “저 사람이 하니까 믿을만 하겠지” 라고 그 사람을 믿고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정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제 뼈 아픈 경험으로는 처음에 어렵다고 쉬운 길로 돌아가려다가는 나중에 더 크게 댓가를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하고 있는 하루 한 잔 커피에서 그 힌트를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예전에 하루에 커피를 몇 잔씩 마시곤 했는데요, 예민한 몸 때문인지 잠도 잘 못자고 감정적 기복이 심해짐을 느꼈습니다. 마침 그 즈음에 AI나 로봇으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사업가들이 일자리를 줄인다는 뉴스가 나와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가장 기본은 “가치”의 교환이고 그 가치는 인간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생기는 것이라 믿습니다. 1천원을 내고 생수를 지불하고 사는 사람이 있기에 생수는 1천원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백악기에 공기가 아무리 깨끗하고, 물이 아무리 깨끗해도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경제적인 가치가 없습니다. 그런 가치의 전제인 사람을 경제활동에서 제거해 나가면 결국 세계 경제는 자가당착에 빠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하는 질문에 관해 작은 실험을 제 나름대로 했습니다. “커피는 하루에 딱 한 잔” 이라는 규칙을 실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정하고 나니 어떤 커피를 어디서 몇 시에 누구와 마시는가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도 마셔 보고, 점심에도 마셔 보고, 저녁에도 마셔 봤는데 저는 아침 10시 전후에 마시는 커피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사무실 근처의 커피숍 여기저기를 다녀 보았는데 파리 바케트 같은 프랜차이즈보다는 스타벅스 또는 좋은 원두로 커피를 정성껏 내리는 동네 커피숍이 맛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한 잔 밖에 마실 수 없는 소중한 커피를 누구와 마시는가?”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아침에 그 날 일정을 쭉 보고 만날 사람을 떠올려 보며 그 날 가장 감사하고 싶고, 격려하고 싶고,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을 정합니다. 만약 그 사람을 오후 3시에 만나면 그 때까지 커피를 마시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 그 분과 그 날 처음이자 마지막 커피를 마십니다. 그러면서 꼭 이렇게 얘기해 줍니다. “선생님, 제가 하루에 한 잔 밖에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커피는 그 날 제가 만나는 사람 중에 가장 중요한 사람과 마십니다.” 그러면 백이면 백, 모든 사람들이 “아, 그래요? 영광이네요, 윤대표님. 제가 그럼 오늘 제일 중요한 사람으로 선정된 거군요. 기분 좋은데요, 하하!” 이제는 “윤대표님 오늘 저랑 꼭 커피 한 잔 마셔 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로 "존윤의 하루 한 잔 커피”가 꽤 유명해 졌습니다.  


예전에 제가 하루에 몇 잔씩 커피를 마실 때 커피를 마신다는 행위는 아무런 가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루 한 잔 가장 중요한 사람과 마신다고 정한 순간 제가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고맙다고 얘기를 듣는 가치 있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공급의 제한”입니다. 아무리 가치 있는 것도 무제한 공급이 되면 사람들은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미세먼지가 심각해 지니까 캐나다 같이 공기가 맑은 나라로 자녀를 유학시키는 사람들이 늘어 나듯이 사람들은 공급이 제한되면 비로소 비싼 값을 주고 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 실험이 도대체 공동체 구축과 무슨 상관 관계가 있습니까?” 라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공급의 제한은 공동체 구축의 핵심입니다. 비전 이외에 아무 것도 보여 줄 것이 없는 단계에서 그런 비전은 사람들에게 큰 매력 또는 가치를 주지 못합니다. 그런 때에는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이 같이 하고 싶도록 내 제안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뜻에 동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라는 방법 대신에 “엄격한 기준에 따라 처음에 함께 할 분을 ㅇ 명 영입합니다” 라는 방법이 더욱 매력이 있습니다. 공동체의 리더로서 여러분은 공동체 구축에 필요한 핵심적 리더의 숫자가 몇 명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상 대략 3~8명 내외의 리더를 선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초기 참여 인원을 제한하는 것도 결국 얄팍한 속임수 아닙니까?” 라고 의심하는 분은 존윤의 하루 한 잔 커피 실험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만약에 하루에 커피 몇 잔씩 마시면서 그런 실험을 했다면 그것은 속임수입니다. 하지만 저는 하루 한 잔이라는 약속을 지킵니다. 오후 5시에 만나는 분과 커피를 마시기로 하면 그 날은 목 빠지게 커피 마시는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기다려서 그 사람과 커피 한 잔을 마시는 행동은 상대에게도, 저에게도 아주 리얼한 가치를 지닙니다. 


공동체 구축을 고민하는 분은 이제 아무에게나 매달리는 전략이나 병풍을 세우는 전략 대신, 어떻게 하면 처음에 참여하는 행동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공동체 구축으로 실현하려는 나의 비전이 주로 나만 이롭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동체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이롭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도 이롭게 되는 것인지 성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BNIKOREA 내셔널디렉터 존 윤 페이스북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