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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

"멋지네요. 그런데 그것을 지속해서 할 수 있나요?"

공동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지속성 sustainability 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가 코칭하던 비즈니스 협업 팀 한 곳의 미팅에 방문했을 때입니다. 

“디렉터님, 저희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뭔데요?”

“멤버들 프로필과 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근사한 홈페이지를 만들겁니다.” 

“아…홈페이지를 만드신다고요…그럼 그건 누가 관리하나요?”

“걱정마세요. 우리 팀에 이대표가 홈페이지 개발 분야 전문가잖아요. 이 분이 봉사해 주시기로 했어요.”

“감사한 일이네요.  그런데요, 의장님, 만약에 이대표님이 어떤 사정으로든 그만 두시면 그 다음에는 누가 그 홈페이지를 관리하죠?”

“이대표는 우리 팀에 뼈를 묻을 사람이에요.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되요. 그리고 그만두더라도 유지보수는 본인이 끝까지 책임진다고 했습니다.”


전체 공동체가 쓰는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생성되는 간단한 페이지를 사용하면 유지보수 걱정할 필요 없으니 새로 홈페이지는 만들지 말라는 제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 팀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근사하게 만들어 런칭했습니다. 그 홈페이지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홈페이지에 비해 훨씬 근사했습니다. 멤버들의 사진과 스토리를 자유롭게 실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업가 초대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모두가 홈페이지를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홈페이지를 관리하던 이대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만 두었습니다. 팀과 껄끄러운 관계가 되었기 때문에 그에게 홈페이지 유지 보수를 요청하기도 어려웠고, 본인이 자청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대표는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매뉴얼로 만들어 두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팀의 홈페이지는 없어졌습니다. 


10년 넘게 비즈니스 공동체의 일원으로, 그리고 리더로 활동하면서 이런 일을 수 없이 많이 보았습니다. 굉장히 근사한 아이디어이지만 지속하기 어려운 일에 공동체가 에너지를 쏟고, 정작 기록을 남기고,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 같이 그런 아이디어가 시스템으로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는 공동체의 시스템으로 정착되지 않고 공동체가 쏟았던 에너지는 낭비되고 맙니다.


어떤 일이 지속되는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 중 하나가 매뉴얼입니다. 미군과 함께 일하는 카투사로서 군복무를 하면서 제일 놀랐던 일이 있습니다. 그들의 작업 매뉴얼인데요, 예를 들어 복사를 하는 업무에 대한 매뉴얼은 “1. 복사기를 찾는다, 2. 복사기의 뒷면에서 나온 전원 코드를 찾는다, 3. 코드를 연결한다, 4. 복사기의 상단에 “on” 이라 써있는 빨간 단추를 누른다” 처럼 적혀 있었습니다. ‘누굴 바보로 아나’ 라고 한심하게 생각했지만, 이런 매뉴얼에 바탕한 시스템이 한국 군인보다 학력과 지력 등 어느 면에서도 낮은 인력을 리쿠르팅 해서도 세계 최강의 군대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미군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동체의 리더는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전에 '이것이 시스템으로 지속 가능한가?’ 를 진지하게 물어야 합니다.  시스템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체크해 보십시오:


* 근사해 보여서 있으면 좋은 일인가, 아니면 팀이 성과를 내는데 정말 중요한 일인가?

* 몇몇 개인의 노력과 헌신에 의지하고 있는가? 

* 복잡해서 아무나 실행할 수 없는가? 

* 노력이 너무 많이 드는가? 

* 매뉴얼로 만들 수 있는가?

* 인수인계를 위해 어떤 교육, 훈련 시스템이 필요한가?   


People come. People go.  왔던 사람은 때가 되면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김대표, 이대표가 뜨겁게 타올라 공동체에 에너지를 불어 넣고 헌신하고 있지만 공동체의 리더는 김대표, 이대표가 있든 없든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발전하는 시스템과 문화의 구축을 늘 생각해야 합니다.


-출처 BNIKOREA 내셔널디렉터 존 윤  페이스북 페이지-